보도자료
파란장미와 유전공학
농촌진흥청 생물안전성과 농업연구관 박종석
기사입력: 2011/01/03 [10:04]  최종편집: ⓒ 보도뉴스
이범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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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석 농업연구관     © 이범규

한참 새로운 꽃잎 색을 만들어내려고 고심 중 일 때였다. 가족들과 광교산에 오르면서 가족 모두에게 특명(?)을 내렸다. 파란 꽃을 보면 나에게 즉시 알리라는 것이다. 처음엔 파란 꽃에 어디 있어 하며 반색하던 아내도 일단 찾아는 보겠다고 했다. 덕분에 아이들과 아내는 유심히 꽃들을 관찰하며 산길을 오르게 되었고 여기저기서 이것 봐 하며 자신이 발견한 것들을 보며 신기한 듯 바라보게 되었다. 역시 파란색의 꽃은 없는 걸까하며 걷고 있는데 아내가 찾았다 하며 기뻐하는 게 아닌가. 손을 가리키는 곳을 보니 키도 작고 자그마해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야생화인 듯 한데 작은 꽃잎은 푸른 빛 이었다.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니 파란색이 나는 것이었다. 이렇게 쉽게 자연이 만들어내는 것을 인간이 새로운 색깔의 꽃을 만들어내려면 오랜 연구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꽃은 다양한 모양, 모습, 향기, 색깔을 가지고 있고 이를 이용해 인간을 유혹해 왔다. 꽃의 향기나 모습은 인간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번식과 생식을 위해 그들이 가진 결정적인 도구이자 자연에 적응한 진화의 산물이다. 그러나 꽃의 색깔은 과연 누구를 위해서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곤충이나 혹은 색들이 꽃의 색깔을 감지하고 감상할 수 있을까? 모든 꽃의 색을 한가지 색이라고 가정해 보자. 우리의 산과 들은 얼마나 단조롭겠는가. 만약 산천이 온통 노란색 꽃으로만 장식되어 있다면 인간이 꽃을 보면서 참으로 아름답고 경이롭다고 느낄 수 있을 까? 꽃의 색은 결국 인간을 위해 자연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그 자연의 아름다운 색들을 좀더 화려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보고자 많은 시도를 해 보는 것이다.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꽃잎 색깔의 작물개발은 그래서 연구자들에게는 새로운 창조로의 시도이자 도전이 되어왔다.




그동안 육종이라는 방법을 통해 돌연변이 또는 유전적 근친종을 이용한 다양한 꽃잎 색깔의 품종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있어왔다. 전에는 보지 못한 새로운 색깔과 무늬를 가진 카네이션이나 꽃의 여왕이라 할 수 있는 장미꽃 잎색도 그 시도에 빠지지 않고 포함되어 기존의 빨강, 노랑 뿐만 아니라 여심을 흔들 수 있는 다양한 파스텔 톤의 장미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몇몇 식물 중에서는, 특히 유전적으로 상관관계가 멀 경우 파란 장미 등 획기적인 화색의 개발은 전통적인 육종방법으로는 불가능하였다.




최근 식물 형질전환 및 조직배양기술의 발달로 몇몇 꽃들은 자연이 내놓지 않는 새로운 색을 세상에 보여주게 되었다. 특히 파란색 장미와 파란색 카네이션이 상용화 됨에 따라 관련 유전공학기술은 실현가능한 보편적인 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부분의 상용화된 장식용 꽃들은 돌연변이를 통해 육종되어 왔고 이를 위해서 많은 돌연변이 군락으로부터 특이한 화색 돌연변이체가 선발되어 왔다. 이와 달리 특별한 꽃 색깔의 개발을 위해 유전공학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국내외 관련 연구자들은 색깔발현에 직접 관련이 있는 플라보노이드 대사산물 생합성 조절기술과 관련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플라보노이드는 고등생물에서 생합성 경로가 가장 잘 연구된 이차대사산물 이다. 최근에는 옥수수에서 분리한 유전자를 페튜니아에서 발현시켜 꽃색을 변경시켰고 장미 및 카네이션을 대상으로도 실험이 진행 중이다. 플라보노이드 대사산물 중에서 안토시아닌 색소는 빨간색에서 파란색 색소를 발현시키게 되는데 수소화, 산화 등의 효소반응을 통해 합성하게 된다. 이 안토시아닌 연구를 통해 무색 또는 더 연한 색깔의 발현도 가능하게 되고 있다.




현재 gm화훼작물은 gm식용작물에 비하여 소비자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장점으로 많은 개발이 시도되고 있는 중이나, 실용화를 위한 생물안전성 평가에는 여전히 생물안전성 실험 및 개발단계에서의 비싼 비용 등이 여전히 문제점으로 남아있어 소비자들의 인내를 필요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새로운 화색의 gm화훼작물 실용화를 위하여는 유전공학적 연구 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의 안전성 평가 수행과 정책적 지원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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